창작의 어머니는..? 감상문 쓰기!
문예창작과에서는 시, 소설만큼이나 감상문을 자주 씁니다. 지정된 시집이나 소설 등을 읽고 그에 대한 감상을 적거나 분석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순서를 지정해 돌아가면서 감상문 발표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지점들을 파악하고, 친구들의 생각을 들어보며 더욱 깊은 감상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신춘문예 당선작 ‘침착하게 사랑하기’를 읽고 쓴 감상문의 예시입니다.
엄숙하고도 환상적으로만 느껴질 수 있는 신과 화자의 관계를 연인이라는 제 삼의 인물들을 등장시킴으로써 마치 신과 화자도 연인 관계인 것처럼, 우리가 흔히 연인 사이에서 보았을 법한 대사와 행동으로 잘 풀어냈다. 또 연인을 통해 이중적이고 양면적인 신의 모습, 그리고 그에게 버림받았다 느낄 화자의 정서를 전달하고 있다. 연인이 있을 때는 침착하게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던 그가 연인들의 걸음이 멀어지자 손을 빼내어 화자를 세게 때린다. 이러한 시의 흐름이 어색하지 않으면서도 마지막에서 마치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느낌을 선사하는데 이 시에서는 자연스러운 전개를 위한 장치들이 몇 가지 볼 수 있었다. 먼저 ‘몸에 든 멍을 신앙으로 설명하기 위해 신은 내 손을 잡고 강변을 걸었다’라는 시의 시작을 잘 살피면 신이 화자에 대한 사랑이 아닌 화자의 아픔, 즉 멍을 정당화하기 위해 내 손을 잡고 강변을 걸었다는 것이 된다. 둘째로 ‘내가 물비린내를 싫어하는 줄도 모르고’라는 문장에서는 신은 화자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상당히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는 바로 강이다. ‘강에 어둠이 내려앉는 것을 강이 무거운 천처럼 바뀌는 것을 본다’는 구절에는 시의 분위기가 험악하게 바뀜과 동시에 신의 이중성을 암시한다. 강에 신의 표정이 비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듯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신의 모습이 강에 투영되었다고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문예창작과에서는 창작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감상문을 작성하는 활동을 자주 한답니다. 감상문을 쓰는 습관은 더 나은 창작을 위한 발판이 되기에 문예창작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오늘도 고뇌하며 글을 쓰고 있을(?) 문예창작과 학생들을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