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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해석>을 토대로 그림책 <괴물들이 사는 나라> 분석하기


 

1. 그림책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줄거리

어느 날 밤, 짓궂은 장난을 하던 맥스는 엄마에게 벌을 받아 방 안에 갇힌다. 곧 방바닥에서 나무와 풀이 자라고 그의 방은 세상 전체가 된다. 맥스는 맥스 호를 타고 밤새 항해를 해 괴물 나라에 도착한다. 그곳에는 ‘무서운 소리로 으르렁대고, 무서운 이빨을 부드득 갈고, 무서운 눈알을 뒤룩대고, 무서운 발톱을 세우는’ 괴물들이 살고 있었다. “조용히 해!” 호통을 친 맥스는 그들을 꼼짝 못 하게 했고, 괴물들은 그를 괴물의 왕이라 부른다. 맥스는 그들과 함께 마음껏 춤을 추고, 나무에 매달리며 신나게 논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쓸쓸함을 느끼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그때 맛있는 냄새가 풍겨온다. 맥스가 배를 타고 다시 집에 돌아오는 것으로 끝이 난다.



2. <꿈의 해석>을 토대로 <괴물들이 사는 나라> 분석하기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장난꾸러기 맥스의 환상 세계를 그리고 있는 모리스 센닥의 그림책이다. 맥스의 방에서 만들어진 그 넓은 세계를 ‘꿈속 공간’이라고 가정했을 때, <꿈의 해석>과 맞닿아 있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꿈의 해석>은 정신분석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쓴 꿈을 연구한 책이다. 나는 <꿈의 해석>에서 ‘자극’과 ‘소망 충족’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골랐다. 두 키워드를 토대로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키워드 하나-소망 충족

프로이트는 꿈이 소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보았다. 사람은 삶 속에서 원하는 것을 이루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러한 소망이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있다. 가고 싶은 곳을 여행하거나 갈증이 날 때 물을 마시는 꿈을 꾸는 것처럼,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라 할지라도 꿈에서만큼은 충족되기도 한다. 어린아이들의 꿈은 특히 단순한 형태의 소망 충족이 많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 속 맥스가 꾸는 꿈 또한 소망 충족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맥스는 벽에 못을 박고, 고양이와 함께 뛰어다니는 등 여러 장난을 쳤다. 이로 인해 엄마로부터 꾸중을 듣는다. 방에 갇힌 맥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더는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맥스는 꿈을 통해 자신의 소망(장난치는 것, 이 책에서는 자유로운 놀이를 의미함)을 이루게 된다. 괴물들과 함께 뛰어놀면서 말이다. 자신을 통제하려고 하는 엄마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맥스는 꿈속에서 한창 놀고 있을 때 “그만해!”라고 소리치면서 괴물들을 잠자리로 쫓아버린다. 마치 자신의 엄마를 흉내 내는 것처럼 말이다. 여기서 의문이 들었다. 꿈을 꾸기 전, 놀이를 강제적으로 그만두게 만든 엄마를 향한 맥스의 감정은 ‘분노’였다. 또 소망을 이루기 위해 괴물 나라로 가는 꿈을 꾼 것이라면, 왜 맥스는 엄마처럼 행동하며 놀이를 그만두었을까? 문득 그 행동의 이유 또한 소망을 충족하기 위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에서 맥스는 엄마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마음대로 무엇인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엄마의 행동을 내면화한 것일 수도 있고, 한 번쯤 엄마의 입장에 서보고 싶었을 수도 있다. 즉, 자신도 모르게 소망한 것이 꿈속에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키워드 둘- 자극

<꿈의 해석>에 따르면 꿈은 자극에 의해 생긴다. 그 자극에는 빛, 냄새 같은 외적 감각 자극, 눈이 따갑거나 배가 아픈 것처럼 잠자는 사람의 상태를 나타내는 내적 감각 자극과 평소에 생각하는 것(관심사)을 의미하는 순수한 심리적 자극이 있다. 프로이트는 ‘정신은 자는 동안에도 신체 밖의 세계와 끊임없이 결합 되어 있다’고 말한다. 또한, 삐걱거리는 문소리를 듣고 도둑이 들어오는 꿈을 꾸는 것처럼 잠자는 사람은 자극에 상응하는 꿈을 꿀 수 있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서는 세 가지 자극 중 외적 감각 자극과 순수한 심리적 자극을 소재로 사용한다. 놀이를 끝낸 뒤, 혼자 웅크려 앉아 있던 맥스는 맛있는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그 냄새에 이끌려 맥스호를 타고 다시 방으로 돌아온다, 엄마가 맥스를 위해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는 것을 통해 꿈에서 맡았던 냄새가 실제 ‘냄새’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깨어 있는 동안에 갖는 그의 관심사(놀이)가 그의 꿈속에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꿈속에 나타난 아이의 마음을 표현한 그림책이다. <꿈의 해석>과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함께 연결지어 보면서 꿈의 의미와 꿈속에 담긴 아이의 심리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 <괴물들이 사는 나라>-모리스 센닥 그림/글

청소년 철학 창고 14 <꿈의 해석>-지그문트 프로이트 지음/ 안병웅 풀어씀


 

w.2835 허정인

1 comentário


Mango🥭
Mango🥭
30 de out. de 2020

그림책을 읽어본지가 꽤나 오래됐는데 그림책을 읽어보고 싶단 생각이 드는 게 오랜만이라 좋았어요. 꼭 사서 읽어보게끔 만드는 문장의 흡입력이 정말 좋아요. 괴물들이 사는 나라라는 작품에서 꿈과 연관짓는 방법이 참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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