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피하기 위해 공포 영화를 보는 계절이 왔다. 서양의 공포 영화를 많이 봤지만 정서적으로 더 무서운 건 아마도 한국의 공포 영화가 아닐까 싶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처녀귀신, 총각귀신이 아닌 색다른 요괴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명봉산 기린
명봉산 기린(鳴鳳山麒麟)은 조선 정조 실록에 기록된 기이한 동물이다. 1793년, 원주 판관 원우손이 보고하기를 어떤 짐승이 있는데 머리와 꼬리는 말과 같고 소의 눈에 발굽은 둥글며, 크기는 세 살 된 송아지만하고 털은 잿빛인데 반짝반짝 윤이 나며 이마 위에는 길이가 두서너 치쯤 되는 털이 있고 그 사이에 숨겨진 뿔이 있었다. 그 해 11월 15일에 사제면의 민가에 나타났고, 12월 9일에는 명봉산으로부터 큰길을 따라 건등산으로 들어갔는데, 다닐 때는 풀을 밟지 않고 곡식을 뜯어먹지 않으며, 사람을 만나면 꼬리를 흔들어 마치 길들인 짐승과 같았다고 하였다. 기린은 본래 사불상이란 실존동물에서 비롯된 상상의 동물이므로, 명봉산 기린도 사슴과의 어떤 동물을 보고 상상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는 정조 치세에 대한 찬양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도 추측할 수 있다.

그림1 – 조선시대의 기린 만화
나티
나티는 짐승 모양의 도깨비를 이르는 말이며 '검붉은 대형 곰'을 뜻하는 순우리말이기도 하다. 일부에선 물건에 깃든 귀신이라는 설도 있으나 자세히는 알 수 없다. 일설에는 산을 들어 옮길 수 있는 괴력이 있으나 지능이 낮아 종종 인간에게 속는다고 한다. 매우 사납게 생겼으며 악귀를 쫒는 능력이 있다고 하여 조선시대에는 건축문양으로 쓰이기도 하였다. 창덕궁 안 금천교의 남쪽 방향에 있는 해태 뒷벽에 나티가 조각되어 있다. 현종실록(1671년 1월 15일)에 평안도 벽동군에서 나티와 비슷한 거대한 괴물이 나타나 사람을 죽였다는 기록이 있다. 반은 검은색, 반은 회색 또는 붉은 색, 흰 색이며 곰과 비슷하지만 곰은 아니라고 한다.

그림2 - 나티무늬가 그려져 있는 자경전의 십장생굴뚝(2011년 촬영, 문화재청)
참고로 자경전은 1867년에 경복궁을 다시 지으면서 자미당의 터에 고종의 양어머니인 조대비(신정왕후)를 위해 지었으나, 불에 타버려 고종 25년(1888)에 다시 지어 오늘에 이른다. 십장생 굴뚝은 자경전의 뒷담 한 면을 돌출시켜 만든 것이다. 굴뚝은 네모 형태로, 가운데는 동식물 무늬인 십장생을 새겨 넣었다. 십장생 무늬는 가장 한국적인 무늬로 알려졌는데, 이것은 조대비의 만수무강을 기원하여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굴뚝은 벽돌을 쌓아 만들었고 그 위에 기와지붕을 얹었으며 지붕 위에는 연기를 빠지게 하는 시설을 해 놓았다. 굴뚝이면서 장식적인 기능을 충실히 하고 그 조형미 역시 세련되어 조선시대 궁궐에 있는 굴뚝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w. 2805 김유진
韓国の妖怪は日本の妖怪とだいぶ違いますね! 違いを分析しながら読んだらもっと面白かったです。 キリンという妖怪が本当に印象深かったで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