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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인터넷 문화가 된 괴담


 



누구나 인터넷을 하다 ‘절대로 검색해선 안 될 검색어’라던가 ‘징징이의 자살’ 따위의 글을 한 번은 접했을 것이다. 둘 다 유명한 인터넷 괴담으로 인터넷이 없었더라면 존재하지 못했을 것들이다.

인터넷 괴담은 현실에서 만들어지는 괴담과는 그 결을 달리한다. 인터넷 괴담은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퍼지며, 다수의 인원이 함께 창작할 수 있고, 단순 이야기인지 실제 사건인지 진위의 경계가 모호할 때 극대화되는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주로 ‘썰’의 형태로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퍼진다.

└괴담 ‘징징이의 자살’은 인터넷 유저들에 의해 영상, 게임 등으로 만들어졌다



한국에서 썰로 퍼진 가장 유명한 괴담은 ‘병철이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2014년 가을, ‘오늘의 유머’ 커뮤니티에 처음 게시된 이 이야기는 글쓴이가 대학시절 자취방에서 겪은 섬뜩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썰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 「(쿵쿵쿵) 형! 저 병철인데요!」는 ‘병병병! 저 쿵철인데요!’ 라던가 ‘임금님! 저 정철인데요!’ 등으로 변환되어 하나의 밈(meme)으로 자리 잡았다.

인터넷 괴담은 아예 새로운 장르를 창조해내기도 한다. 영미권에선 ‘크리피파스타(Creepypasta)’라는 공포의 새로운 장르를 구축해냈다. 크리피파스타는 로어(도시괴담)의 하위 장르로 공포감의 조성보다 고어적인 요소들에 집중한다. 보통의 로어가 ‘믿거나 말거나’의 느낌으로 ‘현존할 수 있다’는 공포를 쥐여 준다면, 크리피파스타는 ‘가상’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들로 그로테스크의 불쾌감을 선사하는 데 집중한다.

대표적인 크리피파스타의 예로는 ‘제프 더 킬러(Jeff the killer’, ‘슬렌더맨(Slender Man)’ 등이 있다.

└유튜버 SA Wardega가 진행한 슬렌더맨(...) 몰래카메라



어떤 괴담은 말 그대로 하나의 커뮤니티를 이루기도 한다. ‘SCP 재단’은 미국의 거대 사이트 4chan에서 근근이 쓰이던 일정한 형식의 괴담만을 담기 위해 만들어진 사이트로, 현재 한국, 중국, 프랑스, 폴란드 등 13개국에 공식 지부를 두고 있다.

‘비현실적인 생명체, 사물, 현상 등을 격리 및 보호하는 SCP 재단’이 있다는 세계관 아래 사이트의 유저들이 자유롭게 격리 개체와 이야기 등을 써 투고하는 형태의 커뮤니티이다.

└SCP 재단 공식 로고



이처럼 괴담은 인터넷 문화에 녹아들어 또 하나의 문화를 생산하고 있다. 괴담을 즐기는 한명의 유저로서 이 현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한다. 믿거나 말거나, 괴담이 인터넷 문화를 장악 한다던가…….



※썸네일 출처_https://weheartit.com/

슬렌더맨 몰카_ YouTube <Slenderman (SA Ward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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