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라는 웹툰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마 그렇지 않은 사람이 훨씬 적을 것이다. 데뷔작 『짬』을 시작으로 하여 영화화, 뮤지컬화 된 『무한동력』으로 이름을 알린 주호민 작가는 『신과 함께』라는 작품으로 인기의 정점을 찍게 된다. 배우 차태현, 이정재, 김향기 등의 참여로 더욱 잘 알려진 영화 『신과 함께』의 원작인 이 작품은 우리나라의 49재 외 다양한 전설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작품에는 일곱의 지옥대왕이 나온다. 도산지옥의 진광대왕, 화탕지옥의 초강대왕, 한빙지옥의 송제대왕, 검수지옥의 오관대왕, 발설지옥의 염라대왕, 독사지옥의 변성대왕, 마지막으로 태산대왕의 거해지옥 까지. 이 모든 것은 주호민 작가의 창작이 아닌 실제 전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품의 중심소재인 49재는 인도의 윤회론을 불교에서 네 단계로 구분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를 ‘4유설(四有設)’이라고 하며 이것은 탄생, 삶, 죽음, 죽음 이후부터 재탄생 이전까지를 의미하게 된다. 주호민 작가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회사원 김자홍과 유능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허술한 저승의 국선 변호사 진기한을 통해 이것들을 흥미롭게 풀어 나간다.

지옥의 형상과 벌은 경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불설예수시왕생칠경’에 따라 10개의 지옥으로 나뉜다는 점이다. 인간세계로 쳤을 때 사법부와 같은 역할을 한다. 사후 인간이 일생동안 어떠한 삶을 살아 왔는지 심판하고 처결하게 된다. 일반 사람은 이곳에서 10명의 명부시왕 중 7명을 만나 판결을 받게 되는데 이 기간이 49일 걸린다고 하여 우리는 그것을 ‘49재’라고 부르게 된다.
작 중 초반에서 김자홍과 진기한은 저승 판결에 앞서 그것에 대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아무리 길어도 7일에 한 번은 무죄판결을 받아야하는 재판의 승소법을 연구하는 것이다. 첫 7일인 도산지옥에서 패소를 하게 되면 ‘날카로운 칼날이 뾰족뾰족 튀어나온 험한 산에서 알몸으로 누워 칼에 찔리는 고통을 받’으며, 두 번째엔 화탕지옥에서의 패소는 ‘뜨거운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무쇠솥의 펄펄 끓는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고통’으로 연결된다. 이는 불교 관련 고대 서적이나 그림에서 더욱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 글의 잔인한 묘사와 붉은 끼 가득한 그림들로 그 무서움을 느낄 수 있다.

이 외에도 한빙지옥의 천 년 넘게 빙하에 갇혀 있는 형벌, 시퍼런 칼날이 달린 나무로 가득한 숲을 평생 걷는 검수지옥의 형벌, 죄인의 혀를 길게 빼어 소가 그 위에 밭을 가는 발설지옥의 형벌 등 불교에서 표현한 지옥들은 우리의 상상을 뛰 넘는다.
주호민 작가는 죄를 줄이기 위해 입은 옷을 깨끗이 세탁하는 김자홍이나 죄인의 혀에서 기른 복숭아를 김자홍에게 나눠주는 염라대왕 등 작가 특유의 재치를 통해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분위기를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한빙지옥의 죄인들이 살려달라고 하거나 가슴에 구멍이 뚫린 탈주범과 마주치는 장면들은 작품의 본질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저승으로 향하는 지하철에서 할머니에게 속옷을 사드리는 장면, 자살한 군인에게 스웨터를 짜주는 장면 등은 독자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따뜻하게 해준다.

영화에는 웹툰에 있는 요소 몇이 빠져 있다. 변호사 진기한과 회사원이라는 김자홍의 설정 등은 이야기를 살려주는 감초 역할을 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삭제 되었다. 영화의 모든 요소는 운명적 이여야 하며 적당한 서사와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운하다는 것을 감출 수 없었다. 다만 화려한 CG과 적절하게 교체된 스토리들이 오히려 ‘영화’인 『신과 함께』를 천만영화로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웹툰 『신과 함께』에는 저승편 뿐만 아니라 이승편, 신화편 또한 포함되어 있다. 마동석 배우가 성주신 역할로 출현한 편이 이승편을 영화화 한 것이며 아직 영화화되지 않은 신화편 역시 굉장한 감동과 재미를 준다. 이승편의 쿠키영상을 보아 그것이 신화 이야기를 다룰지는 확실치 않지만 영화를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꼭 한 번씩은 웹툰을 보기를 추천한다.
w.2811 쏘라밍
Comentári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