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우리나라의 주요 문화재를 분석하고 보존 및 복원하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 전에 문화재란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문화재는 크게 유형문화재, 무형문화재, 기념물, 민속자료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유형문화재 중에서도 서적·회화·조각처럼 이동할 수 있는 문화재를 동산문화재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유형문화재이지만 움직일 수 없는 궁궐, 즉 건축물은 부동산 문화재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동산 문화재가 손상되거나 훼손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번째 원인은 온도입니다. 온도가 높을수록 물질간의 화학 반응이 촉진되어 재질의 강도는 떨어지게 됩니다. 날씨가 더운 지역에서 문화재의 재질이 빨리 손상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아이스크림이 더운 날씨에 빨리 녹는 것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습니다. 따라서 온도가 낮을수록 문화재는 좋은 상태로 장기간 보존될 수 있습니다. 수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금속류나 도자기류는 온도에 의한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지류, 목제류, 칠기류 유물들은 기본적으로 수분을 포함하고 있어서 온도는 이들의 재질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두번째 원인은 습도입니다. 문화재에 손상을 입히는 물은 물체에 팽창 등을 일으켜 구조를 변하게 합니다. 습도가 높을수록 문화재 재질의 손상은 커집니다. 특히 목재, 지류 및 섬유류 유물은 대부분 일정량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고 재질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본래 함유하고 있었던 수분이 증발하게 되면 다시 외부로부터 흡수하고, 반대로 너무 많은 수분이 존재하게 되면 방출하여 외부의 습도와 평형을 이루려고 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때 재질의 함수량은 미생물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습도가 높아질수록 손상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금속, 특히 철이나 청동의 산화 현상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세번째 원인은 빛입니다.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빛의 영향이 없는 것이 좋겠지만 문화재를 보기 위해서는 빛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문화재에 될 수 있는 한 손상이 되지 않는 적절한 밝기를 고려해야 합니다. 현재의 문화재 전시, 수장 시설은 대부분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빛 차단을 위하여 폐쇄적인 건물구조를 채택하고 있으며 내부조명은 형광등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왜 박물관이 조금은 어둡고 차가운 분위기였는지 이제 이해가 되지 않나요?
네번째 원인은 공기와 오염물질입니다. 공기는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필수적이지만, 기체 중 산소와 이산화탄소는 문화재의 손상을 촉진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이 외에도 대기오염물질로 황산화물, 오존, 황화수소, 암모니아, 염분 및 매연을 들 수 있습니다.
마지막 원인은 생물입니다. 곰팡이나 곤충은 일반적으로 서식에 필요한 온도 및 습도가 조성되면 문화재를 분해하여 영양원으로 활용, 번식을 할 수 있습니다다. 특히 유기질문화재나 석조 문화재에 상당한 손상을 입힙니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피해의 확대를 사전에 예방함으로써 문화재의 보존에 적절한 환경을 유지하는 방법이 실천되어 가는 추세입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평소 관심 많은 금속 문화재의 보존에 대해 더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금속은 우리 주변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재료 중 하나로 높은 강도와 재사용할 수 있다는 실용성으로 인해 이른 시기부터 사용되어 왔습니다. 이미 기원전부터 무기로 사용되었고 권력층의 권위를 상징하는 도구로도 제작되었습니다. 특히 삼국시대에는 철의 생산력이 국가의 정치력에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점이 저를 금속 문화재에 관심있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금속은 단단하고 가공성이 좋아서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강한 금속 문화재는 재료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녹이 슬기 때문에 파손됩니다. 금속 문화재의 보존처리 방법을 알기 이전에, 금속 문화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야겠지요. 모든 금속은 자연에서 얻습니다. 또한 금속유물은 어떤 재료로 만들었느냐에 따라 철제, 동합금제, 금제, 은제, 금동제 등으로 나눠집니다.
금은 녹슬지 않는 금속으로 은과 마찬가지로 특유의 광택과 색을 갖고 있습니다. 금은 오늘날도 마찬가지로 옛날부터 귀한 금속 재료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로 권력층의 무덤에서 금제 유물이 발견되곤 합니다. 매력적인 사실은 금이 어떠한 화학적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서지거나 깨져서 파손되는 경우는 있지만 다른 금속 문화재와는 달리 녹이 스는 일은 없습니다. 금을 제외한 금속 문화재가 손상되는 과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금속 문화재의 특징은 녹이 슨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속 문화재가 손상되는 과정 중 첫번째가 녹이 스는 것이고, 이미 자연 상태에서 녹이 슬어있는 채로 발견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물의 부식 과정이 더 진행되기 전에 녹을 제거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계절 또한 금속 문화재에 영향을 끼칩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겨울은 저온저습하고 여름은 고온다습하기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 금속은 부식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미 금속 문화재가 손상되었다면, 녹을 제거하거나 녹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고 파손된 부분을 다시 만들어주는 복원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리고 유물을 X선으로 촬영해서 내부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합니다. 병원에서 치료 목적으로 찍는 것처럼 유물의 정확한 상태와 형태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던 것처럼 금속 문화재는 부식되기 쉬운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부식되지 않도록 화학 약품으로 단단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깨진 부분은 접합시키고, 사라진 파편이나 조각은 비슷한 재질을 이용해서 원래 형태대로 만들어 줍니다.
이 칼럼을 작성하면서 ‘문화재 의사’라는 별명을 가진 보존과학 학예사의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간 것 같았습니다.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료 조사와 이해, 그리고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에 대한 애정이 필요합니다. 단지 깨진 부분은 다시 붙인다고 해서 문화재를 제대로 보존하고 복원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문화재가 만들어진 시대의 이해와 복원 후 꾸준한 관리도 필요합니다. 특히 저는 한국 문학을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접해오면서 우리 민족의 정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있습니다. 우리 문학도 크게 보면 전통 문화, 문화재에 속할 수 있기 때문에 일찍이 문화재의 소중함과 자긍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한국사 공부를 할 때 유물을 외우는 것이 너무 헷갈렸습니다. 국가의 발생과 정책 등은 흐름을 파악하고 외우면 되는데 유물은 이미지와 흐름을 함께 떠올려야 하기 때문에 쉽게 이해하고 다가가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문화재의 보존복원 방법을 조사하면서 한국사 공부를 할 때 유물에 대한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리고 문화재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선조들께서 남긴 가장 큰 선물이 문화재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친구들의 문학 작품을 읽어도 감명을 받는데, 몇 세기를 거쳐 우리에게 전해진 문화재를 실제로 보고, 보존하는 일을 하게 된다면 가슴이 벅차오를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제가 6세기 초 신라의 유물인 금제 고리가 제작된 시기의 문학 작품을 추천하겠습니다. ‘향가’라는 장르는 6세기 경부터 존재했던 장르입니다. 현재 전해지고 있는 향가는 삼국유사에 실려 있다고 합니다. 문화재와 그 당시의 문학 작품을 함께 공부한다면 그 시대를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고, 나아가 문화재를 보존하는 과정 속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w. 2805 김유진
문화재에 관한 지식을 차근차근 알려줘서 이해하기 쉬웠어요!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노력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아요. 앞으로는 박물관이나 문화재 사진 등을 접할 때 문화재 보존을 위해 힘쓰는 사람들을 떠올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