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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빚어낸 글쓰기, 인간의 본능과 욕구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섭식 행위로서,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는 의식주각 갖춰져있지 않으면 흔히들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없다고들 말하곤 합니다. 물론 저희가 살아가는 21세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러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고 있지만, 위대한 문호들을 빚어낸 21세기 이전의 시대에는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어도 그것이 진정 원하거나 어떠한 문학적 영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많이 이용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안타까운 현상을 두고 ‘음식이 빚어낸 글쓰기’라고 이것을 명명하기로 하였습니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급급한 것은, 옷도, 주거 환경도 아닌 다름아닌 음식이니까요. 누더기와 같은 옷을 입고 있어도, 집이 설령 없어 길바닥에 있다고 해도 인간이 극한에까지 치닫았을 때 가장 먼저 느끼는 감정은 허기짐과 배고픔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음식에서 빚어진 글쓰기라고 이것을 부르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오늘 음식에서 빚어진 글쓰기와 인간의 본능과 욕구를 해설하고자 합니다.


가장 먼저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개인적인 생각으로 저는 그리스 로마신화의 에리식톤의 이야기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에리식톤이라고만 들으면 생소한 이름일 것이며 저 또한 그랬습니다. 에리식톤은 불경하게 신을 거스른 자로 유명합니다. 물론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그런 인물이 한 두명은 아니지만, 이 에리식톤은 케레스 여신께서 아끼는 신의 나무를 베어버린 죄로 형벌을 받게 된 인간입니다. 그래서 요정들이 케레스에게 가 하소연하자 케레스는 배고픔의 여신을 그에게 보내게 됩니다. 배고픔의 여신은 에리식톤에게 허기짐을 불어넣었고 에리식톤은 자고 있다가 밤 중에 갑자기 극심한 허기짐을 느끼며 일어나게 됩니다. 그런 에리식톤의 무한한 허기짐으로 인하여 에리식톤의 재산은 대부분 탕진하였고, 딸을 팔면서까지 에리식톤은 자신의 채워지지 않는 식탐을 채우려는 모순된 욕심을 보입니다. 다행히도 에리식톤의 딸은 포세이돈의 총애를 받은 적이 있어 변신술을 알았기 때문에 매번 아버지에게로 도망쳐오는 것을 성공했지만 그 때마다 또 되팔림을 반복합니다. 그럼에도 에리식톤의 딸은 아버지에게 헌신하지만, 돌아오는 것이 늦은 어느 날 에리식톤은 결국 자신의 몸마저 뜯어먹기 시작합니다. 결국 에리식톤의 딸이 돌아왔을 때에는 씹어먹을 수 있는 이빨들만 남았을 뿐이라는 비극적인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본질적으로는 음식과 닮지 않은 이야기 같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다릅니다. 에리식톤이 나무를 벤 것은 자신의 ‘허기’를 위해서입니다. 나무를 베야지만 자신이 인간으로서 살 수 있는데 필요한 의식주를 충당할 수 있으니까요. 결국 모든 욕심은 에리식톤이 자신의 인간다움을 추구하는데 위한 것에서 비롯되었으므로 이 사건이야말로 음식이 빚어낸 인간의 본능과 욕구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생계를 위해 글을 쓴 작가는 도스토예프스키가 유명한데요. 도스토예프스키의 경우는 정확히 말하면 자신이 도박을 했기 때문에 그 도박으로 인한 채무를 감당하기 위해 글을 작성한 것입니다. 세세하게 파고들면 도스토예프스키도 채무를 갚으면서 자신도 밥을 먹어야하는 생존 의지 때문에 글을 써 판 것이겠지요. 지금은 대부분이 그러지 않겠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생존을 위해, 음식을 위해 진정 원하는 영감에서 비롯된 글이 아니라 그저 급급해서 쓴 글이라는 게 정말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럼에도 그들 문호의 작품은 훗날인 우리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인간의 본능과 욕구와 글쓰기 능력이 합쳐져 천부적인 재능이 비록 빚을 갚기 위해서였더라도, 그 재능은 충분히 빛을 발했습니다. 음식과 욕구, 본능으로 인해서 빚어진 글이 아름답고 후대에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오히려 그런 글이 저하글이거나 그래야 할 텐데 말이죠. 그런데도 글이 높게 평가받는 것은 작가 자신의 타고난 역량도 있겠지만 이러한 음식에서 빚어진 상황이 어울려 하나의 시너지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것도 하나의 요소로 작용했다는 것이겠지요. 결론적으로 음식과 같은 본능적인 욕구는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일종의 결합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단 겁니다. 음식과 글쓰기는 따로 보면 엄청 멀어보이는 것이지만, 긴밀히 보면 서로 가장 친근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이기도 하지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여러 음식 속에 얽힌 멋진 이야기를 찾아보셨음 좋겠습니다.




 

2813 방성은



2 comentarios


yeamo
30 oct 2020

몰랐던 음식 이야기라 신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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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go🥭
Mango🥭
30 oct 2020

음식을 이렇게 욕망과 본능에 빗대어 말하는 것이 재밌네요 ~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와 연관되어서 더 재밌게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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