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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는 왜 왕자와의 결혼을 원했을까?


 

덴마크의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는 새드 엔딩으로 끝나는 유명한 동화입니다. 사랑하는 왕자를 차마 칼로 찔러 죽이지 못한 인어공주가 바다에 몸을 던져 물거품이 된다는 비극적인 엔딩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죠. 하지만 이 이야기의 원작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먼저 인어공주의 원작을 이해하기 위해서 알아두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인간은 짧은 생애를 살지만 하늘로 올라갈 수 있는 영원한 영혼을 갖고 있다.

둘째, 인어는 300년 이상 살 수 있지만 죽으면 물거품으로 변한다.

셋째, 인어들이 영혼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신을 사랑하는 인간 남자와 결혼하는 것뿐이다.



즉, 인어공주에게 ‘결혼’은 아주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마녀와의 계약으로 다리를 얻은 시점에서는 바다거품이 되지 않기 위해 꼭 왕자와 결혼을 해야만 했죠. 왕자가 공주를 사랑하여 결혼해주지 않으면 영혼도 얻을 수 없을뿐더러, 만에 하나 왕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 다음날 아침 물거품이 되어버리거든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결혼은 단지 왕자의 사랑을 확인받는 일이 아닌, 인어공주의 ‘실존’이 걸린 중대한 문제였다는 겁니다. 실제로 원작에는 '왕자의 사랑을 얻어 불멸의 영혼을 얻겠다.'라는 대사도 있습니다. 그만큼 인어공주에게는 왕자의 사랑을 얻는 것보다 불멸의 영혼을 얻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왕자는 이웃나라의 공주와 결혼합니다. 그리고 인어공주는 언니들이 머리칼과 맞바꾼 칼로 왕자를 찔러 죽이지도 못하죠. 인어공주는 바다에 몸을 던집니다. 하지만 물거품이 되지 않았습니다! 분명 물거품이 되어야 했지만 인어공주는 이상하게 몸이 가볍게 되고 잃어버린 목소리도 예전보다 아름답고 신비롭게 들립니다. 공기의 정령들은 인어공주가 자신들과 똑같이 되었음을, 300년 동안 인간들에게 봉사하면 자신만의 영혼을 가질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렇게 인어공주는 왕자와 공주 두 사람을 축복하며 불멸의 영혼을 얻어 승천하게 됩니다. 비록 왕자를 얻지는 못했지만 인어공주가 그토록 원하던 영혼, 그것도 불멸의 영혼을 얻게 되는 해피 엔딩이죠.


 

W. 2833 은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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