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귀신, 요괴들은 대부분 원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정한 대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기에 누가 어떻게 걸릴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함께 안고 가게 됩니다. 실제로 일본 귀신 영화 속 귀신들이나 괴담 속 귀신은 어떠한 원한을 가지고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괴롭히는데요. 대부분의 귀신이 이러한 특징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일본의 괴담 및 요괴, 귀신에게 일본인의 정서가 배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자연재해가 많이 일어나기로도 유명한데요.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한순간에 많은 것들을 잃고 목숨마저 없어지기 쉽습니다.
이를 통해 ‘열심히 살아도 한순간에 망할 수 있다.’ ‘내가 쌓아온 것들은 아무 이유 없이 한 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 같은 허망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일본의 귀신들은 다양한 원한을 가지고 있는데 그 원한은 단순히 원한의 대상에게만 돌아가지 않습니다.

내 죽음의 허망함과 그 허망함이 원한이 되고 그 원한을 다른 사람에게 풀어내는 모습이 일본 귀신의 모습과 거의 일치합니다.
또 일본의 영화나 애니메이션 속 요괴 및 귀신을 퇴치하는 방법으로 대부분 봉인을 사용합니다. 귀신이나 요괴를 가두고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사건이 종결됩니다. 봉인은 절대 완벽한 퇴치 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 봉인은 언젠가 풀릴 수 있으며 실제로 풀린다면 재앙을 가져옵니다. 일본에서는 봉인이 풀리면 다시 봉인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습니다. 왜 봉인으로 전부 해결됐다고 믿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봉인하는 것이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 그저 덮어버리고 묻어버리는 문화로 연결됩니다.

일본은 자잘하게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해 눈 감고 넘어가는 일이 많습니다. 하다못해 큰 문제도 ‘괜찮아, 다음부터 잘하면 돼.’ 같은 마인드로 넘어갑니다. 유명인의 불륜이나 미성년자와의 성매매, 성폭행 등 실제 일본 연예계에는 범죄 혹은 윤리적으로 이해 가지 않는 행동을 해놓고도 멀쩡히 활동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역시나 위와 같은 문화에서 전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일본과 가까운 나라이면서 가장 먼 나라입니다. 문화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들의 작품들은 특징적으로 분류됩니다. 이러한 특징은 일본의 정서로도 이어집니다.
w. 2814 안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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