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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고딕 소설, 오페라의 유령(Le Fantôme de l'Opéra)

에릭은 어떻게 유령이 되었을까.

 

고딕소설(Gothic novel)은 허러스 월폴의 『오트랜토 성- 한가지 고딕 이야기(Castle of Otranto, a Gothic Story, 1764)』에 의해 시작되었다. 고딕소설은 중세적인 분위기를 배경으로 삼아 공포와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는 유럽 낭만주의의 소설 양식 중 하나이다.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까지 특히 유행했으며, 고딕소설의 명칭은 중세의 건축물이 주는 폐허스러운 분위기에서 소설적 상상력을 이끌어냈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대부분의 고딕소설은 잔인하고 기괴한 이야기를 통해 신비한 느낌과 소름끼치는 공포감을 유발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고딕소설은 이러한 효과를 위해 비밀 통로·지하 감옥 따위가 설치된 중세의 성이나 수도원을 주요 배경으로 하며, 유령이 등장하는 불가사의하고 초자연적인 사건들을 즐겨 다루기도 한다.





흔히 세계 4대 뮤지컬로 알려진 <오페라의 유령>은 동명의 프랑스 고딕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1910년 프랑스의 작가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가 집필한,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오페라 극장을 지배하는 '유령'이 무명의 아름다운 오페라 가수 크리스틴 다에를 사랑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의 표면 상 주인공은 크리스틴 다에와 이어지는 라울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바로 에릭이다. 에릭은 흉측한 얼굴을 가지고 태어났고, 그 때문에 늘 가면을 쓰고 다녔다.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도 외면당했을 정도로 흉측한 얼굴이었지만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어 음악, 건축, 작곡 등 모든 분야에서 재능을 보였다. 그런 에릭은 페르시아 왕가에서 이름을 날린 건축가였고, 어린 왕비를 위해 온갖 희귀한 고문 도구를 만들어 주거나 새로운 고문방법을 고안하고는 했다. 결국 에릭은 이 뛰어난 재능이 독이 되어 결국 페르시아 왕에게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친우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도망쳤다. 그렇게 도착한 곳이 바로 파리의 오페라 극장이었던 것이다.

에릭은 범죄자이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를 유령으로 만든 건 그 자신이 아니라 사람들이다. 외모 때문에 어머니는 그를 부정했으며, 페르시아왕은 자신에게 아름다운 궁전을 지어준 에릭이 더 아름다운 궁전을 짓지 못하도록 그를 죽이려했다. 에릭은 평생을 지하 극장의 어둠 속에 숨어서 살아야 했다. 평범한 일상을 꿈꿨던 에릭은 비록 올바르지 못한 방법이었지만 크리스틴 다에를 사랑했다. 하지만 결국 그녀도 음악천사라고 믿은 에릭의 얼굴에 경악을 하고, 결국엔 라울을 택했다.

누군가는 인과응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에릭이 저질렀던 일이 그의 복수가 아니었을까? 에릭을 유령으로 만든 것은 에릭이 아니었다. 오페라 극장을 지배한 유령은 흉측한 얼굴 때문에 어머니에게 외면 받고 자란 소년이었다.


 

w.2833 최은진

2 Comments


Mango🥭
Mango🥭
Oct 30, 2020

여담이지만, 얼마 전에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우연히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가 우리나라에 조금 더 정박하게 되면서 정말 좋은 기회가 있었죠~ 그 기회를 추억삼아 이렇게 다시 만나뵈니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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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Oct 30, 2020

뮤지컬과 영화로만 접했는데 소설 버전은 팬텀의 과거와 이야기가 좀 더 나오는 모양이네요... 흥미롭고 팬텀이란 캐릭터에게 더 애정이 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책은 좀 더 으시시한 느낌일 것 같네요. 잘 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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