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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요리 먹어보고 싶지 않아?


 



드라마 ‘한니발’의 주인공 한니발은 정신과 의사이자 식인 살인마이다. 범죄 스릴러, 심리호러, 그리고 약간의 로맨스가 가미된 이 작품은 뛰어난 연출과 영상미로 식인 행위조차 고급스러워 보이게 만든다. 아티스트를 갈아 넣어 만든 사건 현장들은 끔찍한 동시에 어딘가 아름답기까지 하다.


└작중 한니발이 만든 인육 요리


공포와 역겨움을 느끼면서도 계속해서 카니발리즘이 소재로 사용된 작품을 보게 되는 건 어째서일까. 유명한 살인마 에드워드 게인(식인하였다고 추정되지만 끝내 밝혀지진 않았다)은 ‘사이코(1960)’와 ‘텍사스 전기톱 학살(1974)’, ‘양들의 침묵(1991)’에 나오는 캐릭터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물론 개인적 기호로써 행해지는 식인은 시대 불문하고 극악한 범죄임이 분명하다. 인류의 도덕률에도 부합하지 않는 행위이다. 창작품과 현실을 분리해 본다고 할지라도 우리가 어떻게 개인적 기호의 식인을 컬트적으로 즐겨 볼 수 있는가는 고민해볼 만하다.

이에 대해 몇몇 심리학자는 식인이 우리의 무의식에선 자연스러운 일이기에 그렇다고 설명한다. 귀여운 아이를 깨물고 싶은 마음도 애인을 애무하는 것도 식인과 같은 맥락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우리의 무의식엔 식인이란 개념이 잠재돼 있다. 신화와 전설, 동화가 그러했고, 드라큘라와 구미호가 그러했다.



└프란시스코 고야, 《자식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또 식인이 보다 친숙한 형태로도 계승됨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장례 풍습으로 시신 일부를 먹는 관습이 있다는 이야기를 모두 한 번 즈음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는 죽은 자의 신체를 먹음으로 그 영혼과 지혜를 이어받는다는 종교적인 믿음의 행위이다.

인도에서는 힌두교의 일파인 아고리의 수도가 식인을 한다. 갠지스 강에 수장된 시신을 먹으면 신통력을 얻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카니발리즘을 소재로 한 문학 작품은 이를 어떻게 다룰까? 식인이 4000년간 이어져 왔다고 말하는 루쉰의 파격적인 작품, ‘광인일기’는 조현병 환자의 눈으로 사람을 잡아먹는 세계를 묘사한다.

주인공 화자가 미쳤음은 분명한데 읽다 보면 주변 인물들이 묘하게 쎄하고 두려워진다. 옆집에서 키우는 개가 나를 잡기 위한 사냥개인 것만 같고, 어릴 적 갑자기 사라진 누이와 그날 저녁상에 올랐던 고기가 자꾸만 이어진다. 소설의 결말까지 읽고 나면 진정 미친 쪽은 어느 쪽인가 혼란스러워진다.

카니발리즘도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워 시작한 글이었다. 장례 풍습으로 행해지는 식인은 일본의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떠오르기도 해서 재밌는 부분이었다. 비위가 약하거나 멘탈이 약하다면 힘들겠지만, 한니발과 광인일기는 잔인성과 소재의 자극성을 떠나 좋은 작품이니 기회가 된다면 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해피 헝거 게임!




 

w. 구구


2 comentarios


Mango🥭
Mango🥭
30 oct 2020

한니발! 전혀 기회가 닿지 않지만 꼭 보고 싶었던 작품을 이렇게 소개받게 되어서 기뻐요. 한니발과 이렇게 음식을 접목시켜 하나가 되는 에세이가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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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dagous
30 oct 2020

흥미로운 이야기네요

드라마와 그림 등 다양한 자료를 끌어들인 것이 인상깊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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