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 문학의 발생.
- 르네상스 21C
- 2020년 11월 20일
- 2분 분량
현재의 우리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즐기고 있다. 소리를 이용하는 음악, 글자를 사용하는 문학, 시각을 사용하는 미술과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사용하는 연기(무용)은 예술의 기초이자 서로 헷갈릴 수 없는 명확히 다른 기준점에 서 있다. 비록 이들이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서로 섞이고 변화하며 이전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인 종합예술로 발전했으나, 그렇다 해서 음악과 미술이 같은 영역에 있는가, 하면 누구도 동의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 예술은 탄생 때부터 명확한 기준선을 가지고 생겨나지 않았다. 우리가 가장 빠른 문학 작품으로 배우는 고대 시가는 음을 붙여 노래로 부를 수 있는 음악인 동시에 의미와 서사를 내포하는 문학이었다. 즉, 문학과 예술의 시작은 고대의 노래와 춤이 있었던 의식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는 아이러니가 생겨난다.
龜何龜何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 머리를 내놓아라
若不現也 내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 구워서 먹으리
〈구지가〉, 작자미상
고대시가 작품 중 하나인 〈구지가〉는 노래를 부르며 북을 치고 춤을 추는 의식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거북이가 왕(머리)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언과 믿음이 담긴 가사에는 서사가 담겨 있고 음율과 리듬은 다른 고대시가처럼 음악에 가까운 형식을 보인다. 가장 시초의 문학으로 인정받는 시가에서조차 음악과 개별적으로 보기 어려운 작품이 등장한다.
별안간 살해 협박을 받은 거북이들.
악기와 서사, 무용, 붓 모두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에는 현대의 종합예술과는 다른 궤를 가진다. 문학은 서사를 담아낼 기호가 없으므로 음악에 서사를 담아 전승했고, 음악은 이론이 없었으므로 문학을 바탕 삼아 그 위에 음을 얹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문학 음악’은 의식에 쓰이므로 무용과 연기를 덧붙여 시각적 쾌락을 추구하는 과정을 통해 완성되었다.
문학의 가장 첫 목표는 서사를 전달하는 것에 있었다. 부족의 탄생 설화, 위대한 영웅의 이야기, 지혜와 주의가 담긴 서사들은 기호 대신 말로 먼저 전해졌고, 이들을 잊지 않기 위해 음악이라는 부수적 요소를 더했다. 그리고 마침내 글자라는 기술이 발명됨과 동시에 우리가 생각하는 ‘문학’이라는 기준선을 그을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예술은 표현이라는 욕망에서 시작된다.
인간에게 ‘서사’란 떼어놓을 수 없는 본능에 가까운 존재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이야기를 하며 생활하고 다양하고 보편화된 이야기를 즐기며 살아간다. 의식과 축제는 단연 이야기가 가장 많이 오고 가는 문학의 장이라 할 수 있다. 오늘 하루 이야기의 기초이자 예술의 기준선인 문학의 의식을 상상해보는 건 어떨까?
2824 이해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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